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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보듬고 가르치는 '秋트레인'… SSG 신수가 훤하네 - 문화일보

▲  SSG의 추신수(왼쪽)가 지난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훈련하며 조동화 코치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SSG 제공

- 벌써 ‘인싸’로 통하는 추신수… 한국야구 적응기 현장취재

아들뻘 후배들에 격의 없는 조언
고명준 “먼저 다가와 금새 친해져”
타격이론 등 빅리그 노하우 전수
한유섬 “뭐든 친절하게 설명해줘”

많은 취재에도 미소 잃지 않은 秋
“한 명에 초점… 동료들에게 미안”

국내프로야구, SSG에 둥지를 튼 추신수(39)는 하루 종일 바쁘다. 훈련하고, 시범경기를 치르고, 후배들을 격려하느라 쉴 틈이 없다.

추신수는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가 통산 1652경기에 출장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베테랑. 야구의 본고장에서 20년 동안 머문 대선배 추신수의 일거수일투족은 후배들에겐 살아있는 본보기가 된다. 한국야구가 배출한 대스타이기에 경외의 대상.

그런데 추신수는 먼저 다가가고, 따뜻하게 포용하는 자세로 후배들을 보듬으며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SSG 내에선 ‘인싸’(모임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사이더)로 통한다. 추신수는 격의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가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조언을 건넨다. 어린 후배들에게 지극정성. 특히 신인인 고명준(19)과 2년 차 최지훈(24)에게 애정을 듬뿍 쏟는다. 23일 사직구장에서 롯데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추신수는 고명준의 유니폼이 살짝 나와 있자 옷매무새를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더그아웃에선 나란히 앉아 자상하게 투수를 ‘요리’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추신수는 “어린 후배들을 보면 미국에서 야구하는 큰아들 무빈(16)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고명준은 추신수의 큰아들보다 3살 많다. 그래서 추신수는 고명준에게 더 애착을 느끼고, 고명준은 추신수를 양아버지로 여긴다. 고명준은 “신인이라서 모든 게 낯설고 특히 투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데, 대선배께서 처음 상대하는 투수에 대처하는 방법,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요령 등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고명준은 “대선배이기에 만나기 전까지는 멀게만 느껴졌는데 항상 먼저 인사하시고 오랫동안 안 사이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신다”면서 “이렇게 도움을 얻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SSG의 추신수(왼쪽)가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후배인 신인 고명준에게 조언하고 있다. SSG 제공

추신수는 후배들에게 타격이론과 훈련방법, 몸에 좋은 음식까지 그동안 빅리그에서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그래서 추신수의 ‘광팬’을 자처하는 후배들이 많다. 최지훈은 “대선배께서 ‘야구를 하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수 없겠지만, 승부욕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면서 “특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 또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란 조언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30대인 고참급에서도 추신수는 인기가 무척 높다. 추신수를 따라다녀 ‘껌딱지’로 불리는 한유섬(32)은 “추신수 선배에게 모든 걸 물어보는데, 친절하게 다 설명해주신다”면서 “평소 어떤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경기를 앞둔 마음가짐과 투수유형에 따른 공략법까지 이것저것 다 여쭤본다”고 귀띔했다. 두산을 떠나 SSG로 옮긴 최주환(33)은 “선배에게 무게감이 있으면 후배로서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데, 신수 형은 그런 것이 하나도 없어 함께 지내기가 참 편하다”면서 “팀원으로서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최주환은 “특히 어린 후배들과 자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든든하다”면서 “신수 형의 가장 큰 장점은 말과 행동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신수 또한 ‘벽’ 없이 어울리기에 즐겁다. 추신수는 “(미국에서와 달리) 한국어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기쁘다”면서 “후배들에게 내가 겪고 느꼈던 것을 이야기해주는데, 잘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내가 하는 말이 정답이 아니라고 꼭 덧붙인다”면서 “일단 (조언대로) 해보고 아니면 버리면 되고, 잘 되면 계속 따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추신수가 SSG에 합류한 순간부터 취재진이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귀찮을 법도 하건만 그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추신수는 “나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고,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다만 야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닌데, 한 명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다행히 다른 선수들도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가장 완벽한 조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지난 21일 NC와의 국내 무대 첫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2일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선 첫 안타와 득점(3타수 1안타 1득점)을 신고했다. 그리고 23일 역시 롯데와의 경기에선 3회 2사 주자 만루에서 2타점짜리 적시타를 날려 첫 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추신수는 시범경기 결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추신수는 “지금은 라이브 배팅을 하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라면서 “점점 페이스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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