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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자란 김지수, 국적 넘은 화합의 메달 꿈꿔요 - 한겨레

[도전! 도쿄올림픽] 유도 대표팀 김지수 인터뷰
재일동포 여자 유도선수론 첫 국대
선수였던 부친 영향 일 고교때 두각
“가슴 위 태극기에 아빠 눈물 펑펑
일 친구에 올림픽서 잘 하자 격려”
김지수. 국제유도연맹
김지수. 국제유도연맹
2020 도쿄올림픽 유도 경기가 열리는 도쿄 일본무도관은 일본 유도의 성지다. 1964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유도 경기를 위해 건립된 이곳은 올림픽 유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 일본무도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빛 메치기를 꿈꾸는 선수가 있다. 바로 재일동포 3세인 김지수(21·경북체육회)다.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지수를 최근 인터뷰했다.
한국인이기에, 태극마크 달았다
김지수는 일본 효고 현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 김덕제 씨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 1학년 때 유도를 시작했다. 피는 속이지 못하는 걸까. 김지수는 고교 1학년 때부터 학교대표로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 고교 유도 스타로 떠오른 김지수는 졸업 뒤 한국으로 귀국해 경북체육회에 입단했다. 주소지도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상주로 옮겼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한국인이고 (본인도)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김지수’라는 이름만 써온 한국인”이기에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선다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당연한 결정”이었다.
한복을 입은 김지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복을 입은 김지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김지수는 올림픽 출전이 어려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연기되면서 시간이 생겼고, 그 사이 2021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도선수권대회 2위에 오르는 등 메이저 유도대회에서 메달을 따내기 시작했다. 세계랭킹은 57㎏급 19위까지 올라갔다. 실력이 급성장한 김지수는 결국 도쿄올림픽 한국 대표로 선발됐다. 태극기를 가슴에 단 그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재일동포 출신 여자 유도 선수로는 첫 태극마크였다.
한류 상징 무도관에서 ‘김지수 열풍’을
김지수에게 이번 올림픽은 각별하다. “태어나고 자란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메달을 따고 싶다”는 의지가 넘친다. “한국과 일본에서 저를 위해 애써준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 고교 2학년 때 체중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그와 함께한 일본 동료들과 선수촌 적응을 성심성의껏 돕는 한국 동료들 모두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는 일본의 대표적 스포츠 스타가 된 고교 친구 아베 유타(52㎏급·세계랭킹 3위)와는 지난 5월 러시아에서 만나 “둘 다 올림픽에서 잘해보자”며 서로 격려했다.
김지수(왼쪽)와 아베 유타(가운데)가 고교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김지수(왼쪽)와 아베 유타(가운데)가 고교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김지수는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막판 담금질에 한창이다. 김지수는 “유도훈련만 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체력훈련도 같이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든다”면서도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위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김지수의 이번 올림픽 전망은 어떨까. 배상일 유도대표팀 감독은 “굳히기 기술과 발기술이 한국 출신 선수들보다 안정돼있어서, 단점만 잘 보완한다면 도쿄올림픽을 넘어 2024 파리올림픽까지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경북체육회에서도 김지수를 지도해온 김정훈 유도대표팀 코치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잘할 때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이길 정도로 예측이 안 되는 다크호스”라고 했다. 유도 성지 일본무도관은 한국의 잠실종합운동장과 닮았다. 첫 올림픽 시기 즈음 체육시설로 지어졌지만, 지금은 대규모 공연이 열리는 문화의 중심이기도 하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무도관 공연은 한류스타의 인증서로 통하기도 했다. 그곳에는 국경을 넘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지수가 이곳 무도관에서 유도를 통해 모두 하나 되는 ‘올림픽 정신’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지수의 반짝이는 눈은 이미 도쿄를 향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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