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기고]대학 캠퍼스와 분수대 - 경상일보

kampusssss.blogspot.com
   
▲ 이철희 한지애호가·자영업

필자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취미이다. 그중에서도 대학생활을 생각나게 하는 대학캠퍼스를 방문하여, 젊은 후배들과 이야기 하는 것과, 그 대학 특유의 건축 양식, 정원 양식을 살펴보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우리나라 대학교 웬만한 곳은 거의 다 시찰을 해보았다.

대학 캠퍼스가 큰 국립대학의 경우는 거의가 각 단과대 별로 분수대가 설치된 곳도 있었다. 그리고 몇개 대학은 지리적, 자연적 위치를 잘 선정하고 고려하여 큰 호수를 중심으로 캠퍼스 건물이 조성된 곳도 있었다. 군데군데 벤치가 놓여있어 학생들이 앉아서 충분한 휴식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너무 보기가 좋았다. 또 어떤 대학은 천연적, 지리적 위치는 아니었지만 그 나름대로 인공의 힘을 가미하여 멋진 분수대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사실 분수대란, 분수대 그 자체만으로도 실효성이 있지만 분수대가 있음으로해서 그 주위의 주위경관과 딱딱한 건문들의 진열을 생기와 활력을 주는데 크나큰 역할을 톡톡히 하는것 같다. 특히나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에서는 분수대의 역할이 자못 크다고 본다. 분수대 근처는 대학생활의 낭만을 표시할 수 있는 대표적 장소이기도 하다.

신입생 때, 처음 만난 친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서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보면서 미래의 높은 꿈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또한 사이좋은 연인들끼리는 도란도란 사랑을 속삭이곤 하는 그런 포근한 장소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캠퍼스가 넓지 않은 초, 중, 고교에서는 학교내에 분수대가 있는 경우가 상당히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대학이라는 넓은 곳에 오게 되면 분수대 내지 호수가 있는 캠퍼스 풍경을 구경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울산이 고향이라서 울산을 어느 도시보다도 사랑한다. 그리고 울산대학교는 필자의 집근처라서 가끔씩은 아침마다 조깅운동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운동을 하다보면 겨울에는 잘 모르고 지나갔으나 여름 같은 날에는 땀을 흘리다 보면, 뭔가 시원한 물이 흐르는 분수대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계속하여 가져보곤 하였다. 그래서 2년전에 현직 총장님께 저의 간절한 바람을 편지로 띄웠는데 학교측의 답장내용은 “학교발전을 위한 귀하의 뜻은 고마우나, 학교의 현 재정상태로는 어렵다”는 기약없는 내용이었다.

그렇지만 필자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간절히 기원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6월초에 아침운동에서 총장을 직접 만나게 되어서 필자의 뜻을 잘 전달하니, 내일쯤 총무처장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줄테니 직접 만나서 상세한 대담을 나누라는 호의의 반응을 보여 주셨다. 다음날 총무처장을 만나서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면서 몇가지 희망사항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대학교 내의 캠퍼스도 학생들만을 위한 생활공간이 아니라 학교근처 및 주위에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과, 나아가서는 울산시민들의 휴식처 및 생활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언제, 어느때 울산대학에서도 분수대가 설치될 지는 모르지만, 대학교 인근 주민으로써 필자는 희망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다. 우리 울산대학도 결코 위치적으로 볼때 나쁜 곳이 아니다. 충분히 현재 있는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면 얼마든지 멋진 대학의 캠퍼스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날이 빨리 올 수 있기를 울산대근처의 한 주민으로서 간절히 기다려 본다. 이철희 한지애호가·자영업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Let's block ads! (Why?)




June 21, 2020 at 06:44PM
https://ift.tt/2CsMkdT

[기고]대학 캠퍼스와 분수대 - 경상일보

https://ift.tt/2XVbV7u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기고]대학 캠퍼스와 분수대 - 경상일보"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